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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스런매거진

#엄마들의 공감백배소식

몇 살때부터 글을 가르쳐야 할까요?

2019-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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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글자를 7살 때 가르쳤는데 일찍 글자를 배우면 창의성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글자는 몇 살 때부터 가르쳐야 할까요?


아이가 글을 조금 일찍 배운 것 때문에 창의성이 떨어질까 걱정을 하는 한 어머니가 질문을 한 내용입니다. 필자의 답은 간단합니다.
 
“아이가 몇 살 때 글을 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글을 배울 때 얼마나 재미있게, 행복하게 배울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사실 아이들이 글을 몇 살 때 배웠는가가 아이들의 창의성으로 연결된다는 완벽한 연구결과는 없습니다. 어느 정도 지표를 가지고 연구를 하고 여러 가지 결과가 나오긴 합니다만 아이가 스스로 글을 깨우치는 아이도 있고, 부모가 관심을 갖도록 해서 거부감 없이 행복하게 글을 배우는 아이도 있습니다. 문제는 강압적으로 배우는 아이들에 대한 염려 때문에 이런 문제들이 야기되는 것이겠지요.
 
그림책으로 먼저 충분한 창의성을 길러주어야 한다는 설도 있습니다만 그렇다면 아인쉬타인이나 프로이드등의 천재들은 그림책으로 공부를 했을까요? 우리 선조들은 또 어떻습니까?
 
그림책이 아이들의 교재로 쓰이는 것은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만 하더라도 약간의 삽화정도만 있는 책을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오늘날처럼 현란한 그림책은 아이었습니다. 그러므로 그림책으로 상상력을 키워준다는 말은 잘못된 말은 아니지만 그림책만 상상력을 길러준다는 말은 정답은 아닙니다. 상상력 때문에 글을 늦게 가르쳐야 한다는 확언 때문에 미리 글을 가르친 것에 대한 걱정을 하는 것은 그야말로 기우입니다.
 
사실 그림책은 다른 사람의 상상력을 보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상상력으로 나의 상상력을 더 크게 만들어가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입니다만 그 상상력에 갇혀서 나의 상상력에 제한된다면 그 또한 환영할 만한 일은 아닙니다.
 
몇 살때 글을 익혀야 한다든지, 그림책으로 먼저 상상력을 배워야 한다든지, 발달상황에 맞게무엇부터 시작해야 한다든지 하는 한정적인 생각에서는 탈피했으면 합니다. 자연스럽게, 아이에게 맞게 이야기로서 도와주는 부모의 태도가 더 중요합니다. 우리는 아이들이 이미 천재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믿고 배속에 있을 때부터 책을 읽어주고 이야기를 주고 받기도 합니다. 그런데 막상 세상에 나오면 많은 책에 있는 지식대로 아이에게 적용하려고 노력합니다. 아이를 키우는 것에 대한 경험이 없으므로 잘 키우고 싶은 기대감에 누군가에게서 도움을 받기를 원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앞선 세대의 경험이나 책 등에서 지식을 구하는 것도 물론 좋습니다만 더 집중해야 하는 것은 내 아이입니다. 아이를 잘 관찰하고 대화를 시도하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것입니다.
 
아이의 반응을 보고, 관찰하며, 눈을 바라보면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아이를 바라보기보다는 지식적인 것에 더 초점을 맞추면 다른 사람들의 말에 좌지우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책마다 천편일률적이 아닌 다른 정보들이 실려 있습니다. 물론 학술적인 책에는 대부분 비슷한 내용들이 있습니다만 경험을 위주로 쓰여진 육아서에는 이야기들이 다릅니다. 그 이유는 사실 우리가 잘 알고 있습니다. 같은 부모에게 태어난 우리아이도 키워보면 같은 시기에 같은 발달 상태를 겪지 않습니다. 환경도 같고 먹는 음식도 다르지 않습니다만 희안하게도 아이들은 다릅니다. 제 경우에도 큰 아이는 11개월부터 걸었지만 둘째아이는 더 늦었습니다. 큰 아이는 돌이 지나면서 짧은 단어도 말하고 3살 때는 말을 곧장 했습니다만 둘째 아이는 4살이 되어도 엄마, 물이라는 단어밖에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두 단어만 말한다고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엄마, 아빠는 아이가 말을 하지 못할 때에도 소통이 가능하잖아요. 작은 아이는 4살 후반쯤 되어서야 말문이 터졌습니다. 언어치료를 받지 않아도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평균이라는 말과 책에서 얻은 지식은 참고사항일 뿐입니다. 어쩌면 저자들이 키운 아이들은 그 시기에 그렇게 했다는 이야기들이 아닐까 합니다.
 
다시 처음의 이야기로 돌아간다면 상상력이 화두가 되는 이 시대에 또 하나의 걱정거리를 안고 가지 않았으면 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보다는 내 아이의 말에, 표정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여보세요. 그 아이가 원하는 시기에 맞춰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글자를 배우는 것도 한 글자, 한 글자 손으로 짚어가면서 아이와 함께 글을 읽어간다면 의외로 더 빨리 글을 깨우칠 지도 모릅니다. 한 글자씩 글을 짚어가면서 읽어간다는 것은 부모의 인내가 필요한 행동이고, 의외로 부모가 함께 하는 시간은 어린 유아들에게는 크게 지루하지 않는 시간이 됩니다. 그런 유아들의 심리를 잘 알고 있다면 글을 배우게 하는 것도 쉽겠지요. 그래서 ‘몇 살 때 글을 떼면 좋다’거나 ‘그림책으로 상상력을 먼저 길러라’는 말은 중요하지 않고 실제로 문구는 실제 인문고전이나 교육서에는 읽은 적이 없습니다. 그런 책들이 쓰여진 시대에는 그림책조차 없었죠. 그냥 부모가 아이와 함께 글을 읽어 가는 것을 즐기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고 행복하게 글을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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