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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다른 세상을 살 아이를 위해

2020-03-16

나와 다른 세상을 살 아이를 위해

 

송지나 기자| 승인 2020.02.29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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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종임 조선일보 교육섹션 조선에듀 편집장

 

일명 수포자(수학포기자의 줄임말)인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을 둔 지인의 얘기다. 이공계 출신인 그는 보다 못해 아들의 수학 공부를 직접 돕기로 했다. 아들의 실력을 정확히 알고자 문제집에서 단원별로 10문제를 뽑아 아이에게 30분 안에 풀라고 했다. 잠시 뒤 돌아온 그는 빼곡히 풀이과정을 쓰고, 정답까지 맞춘 아들의 시험지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러나 여기에는 그가 모르는 한 가지 비밀이 있었다. 바로 그것은 아들의 스마트폰. 친구가 풀어줬을 것이라고 생각하기가 쉽지만, 비밀은 스마트폰에 깔린 수학앱에 있었다.

찰칵. 어려운 문제를 스마트폰으로 찍어 올리면 5초 안에 정답은 물론 상세한 풀이과정까지 알려주는 앱이다. 이 기능은 물론이고, 서울대를 비롯해 명문대 학생들에게 Q&A를 통해 질문도 실시간으로 할 수 있다. 이 앱이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가 학교에 다닐 때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펼쳐지고 있다. 이러한 놀라운 광경이 현실화된 데에는 에듀테크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에듀테크(Edutech)란 한마디로 교육과 IT기술이 접목된 것을 말한다. 기존 교육이 새로운 IT 기술로 인해 획기적으로 변한 것이다. 새로운 형태의 학습기관이 생기기도 하고, AI가 아이의 실력에 맞게 학습을 조절해주기도 한다. 마음만 먹으면 유튜브나 MOOC(온라인 공개수업) 등을 통해 미국 아이비리그 교수의 강의도 자유롭게 들을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언론에 회자되기 시작한 이래, 그 변화는 날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흔히 가장 보수적인 분야로 알려진, 교육에서도 변화의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이럴수록 부모의 고민은 커진다. 이러한 변화가 우리 아이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까.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과거의 인재상은 그야말로 명확하고 간단했다. 지식을 많이 아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매일 하루에도 지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검색 한 번만 하면 알아낼 수 있기 때문에 기존의 인재상은 더는 유효하지 않다.

그럼에도 많은 부모가 과거의 인재상에 젖어 있는 듯하다. 아직도 주입식으로 아이에게 지식을 많이 강요하고 있다. ‘리딩으로 리드하라’로 유명한 이지성 작가는 신간 ‘에이트’에서 주입식 교육을 강조하는 우리나라 부모에게 일침을 가한다.

선진국들의 경우 미래에 인공지능의 IQ가 1만을 돌파하기 때문에 주입식 교육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여기고 이에 대해 대응을 하는데,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주입식 교육을 더 강하게 하지 못해서 안달하고 있음을 비판한다. 그것은 마치 이미 총이 발명됐고 다들 총으로 무장하고 있는데, 우리만 아이들에게 좀 더 좋은 활을 만드는 법을 가르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그는 책에서 인공지능 시대에도 대체되지 않는 삶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아이 교육을 해야 하는 것일까. 간단한 해결책이 있으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러한 방법은 없다. 아니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그런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있음을 부모가 인정하는 것만큼은 꼭 필요하다고 본다. 열린 마음으로 세상의 변화와 자녀를 바라보는 것, 이러한 자세야말로 반드시 필요한 순간이다. 나와는 다른 세상을 아이들이 살아갈 것이기에….

 

<방종임 조선에듀 편집장>

공교육과 사교육을 막론한 교육전문기자다. 그러나 일곱 살, 두 살배기 아들 둘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를 놓고 고민하며 아이를 맡아 돌봐주시는 친정엄마, 아이는 알아서 자라는 줄 아는 남편과 때론 웃으며 때로는 투닥거리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7년차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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