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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MSRUN

맘스런매거진

2019년 12월호

표지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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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momsrun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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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이 보는 세상

여기, 자신의 앞길을 개척하는 엄마들을 응원합니다.

2019-12-20

당신도 김지영입니까?

올 한해 영화계에서는 논란이 되었지만 주목할 만한 여성을 주제로 한 영화가 있다. 바로 ‘82년생 김지영이다. 책으로 처음 출간되었을 때, 많은 기혼 여성들의 공감을 받으면서 베스트셀러가 되고, 이슈가 되다보니 영화로까지 제작되게 된 것이 아닌가싶다. 내용이 너무 현실을 비약했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있었지만, 7~80년대 생 엄마들 중 많은 분들이 ! 내 얘기야라면서 봤을 것이다. 내가 사랑해서 결혼했고, 내가 사랑하는 아이라서 행복할 때도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해도 해도 끝나지 않는 집안일과 점차 사회와 단절되는 것을 느낄 때, 우울감기 찾아오는 것이다.

물론 항상 시간에 쫒기고 퇴근하면 다시 집으로 출근하는 직장맘의 노동 강도와 심리적 부담감은 매우 클 것이다. 그러다보면 좀 쉬고 싶은 마음이 생길 때도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엄마들이 쉴 수 없는 것은, 육아로 몇 년 쉬고 나면 다시 나를 받아주는 자리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면접 자리에서 나오는 질문중 하나인 아이가 갑자기 아프거나 집안에 큰일이 생기면 맡기실 때 있나요?’라는 질문에, 믿고 의지할 친정이나 시댁이 가까이 없는 엄마들은 다시 주저앉게 되는 것이다. 이런 사회적 문제를 다시 꺼내는 이유는 사회에서 고용된 직장이 아닌, 자신만의 일을 찾아가는 멋진 엄마들이 있어서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아이와 함께 꿈을 찾아가는 엄마, 수원마을미디어연합 김윤지대표

먼저, 수원에서 시민기자 및 미디어활동가로 살아가는 수원미디어연합의 김윤지 대표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첫아이 출산 후, 바로 직장에 복귀하여 학업과 직장생활을 병행할 정도로 워커홀릭이었던 김윤지 대표는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면서 잦은 병치레를 하게 되어 학업과 직장생활을 그만두게 되었다고 한다. 지인도 없던 낮선 도시 수원. 그곳에서 맞이한 갑작스러운 사회적 단절로 우울감이 찾아오기도 하였었다고. 아이를 위해 그림책을 읽어주다 보니 스스로가 많은 위로가 되었고, 그러다 그림책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고 한다.

김윤지대표.jpg

김윤지 대표가 마을라디오 공개방송에서 엔지니어링을 맡고있는 모습

 

그래서 2015년도 감성그림책학교동아리 활동을 시작하였고, 그곳에서 육아와 그림책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엄마들을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아이들 나이대가 비슷해서 함께 아이들을 데리고 그림책놀이 활동도 하고, 관련된 내용을 팟캐스트로 만들다 보니 즐기면서 할 수 있었고, 그때 엄마들끼리 서로 응원하며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 성장이 되고, 그러한 성장이 발판이 되어 다시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이 될 수 있었다고 한다. 과거에 하던 커리어에 미련이 남을 때도 가끔 있지만, 오히려 새로운 분야를 시작해서 재밌고 그러한 미련이 많이 상쇄되었다고 한다. 내년이면 활동한지 7년차에 접어들었는데, 앞으로는 양적으로 많은 일을 하기 보다는 지금 하고 있는 마을미디어활동과 수원시민기자 활동을 좀 더 깊이 있게 해보고자 한다고 한다.

 

모임을 통해 일을 만들어 갑니다. 창업 동아리 베스트 셀러

여기 각자 다른 분야에서 일하던 여성들이 창업을 위해 모였다. 나이도 30대 중단부터 50대 초반까지 다양하다. 수원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쇼핑몰 창업과정을 함께 교육 받고 창업에 도전한 베스트셀러라는 동아리 팀원들이다. 전직 사회복지사, 영어강사, 패션업 종사자, 건설업 종사자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2의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있다.

쇼핑몰이라는 큰 틀은 같지만, 세부적으로는 다양한 아이템들을 다루고 있다. 각자 커피, 프리저브드 플라워, 구매대행, 유통사업, 아동복 등 다양한 분야로 창업에 도전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이 모이는 이유는 무얼까? 바로 사람이라고 한다. 혼자 시작하면 쉽게 포기할 수도 있지만, 동아리 멤버들끼리 서로 응원하면서 하다 보니 지칠 때 힘이 된다고 한다. 또한 서로 분야가 다르다보니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회의를 할 때 새로운 서로의 아이템에 아이디어를 보태주고 있다고 한다.

데일리커피의 이미재 대표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에 두려움도 있었지만, 과거에 배워둔 다양한 기술들이 언젠가는 다 쓸모 있게 다가온다는 것을 창업을 하면서 느꼈다. 일례로 육아를 하면서 취미로 배운 그림그리기 덕분에 카페 한쪽을 꾸밀 때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일본에 구매대행을 시작한 젤리코의 전윤하 대표는 수업을 통해 배운 것도 도움이 되었지만, 동아리 활동을 통해 다시 한 번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꽃이니의 박선아 대표역시, 꽃으로 시작하지만 유통을 하는 이민희 대표와 함께 특수 계절상품이나 이벤트 상품 등을 기획할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어서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한다.

아직은 모두 사업 초기단계라서 어려움도 있지만, 서로 응원해가며 탄탄한 사업으로 자리잡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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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창업동아리 '베스트셀러' 회원들이 내년도 사업에 대해 얘기나누고 있다.

 

꿈을 찾으십니까?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제 2의 삶을 꿈을 찾아가는 많은 엄마들이 있을 것이다. 전업주부도 아이들이 어느 정도 엄마 손이 필요로 하지 않을 때 시작할 수 있는 일. 직장에 다니는 엄마들도 퇴직 후에 할 수 있는 제 2의 일. 꼭 경제활동이 아니더라도 나만을 위해 할 수 있는 그 무언가. 지금 늦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다. 오늘 하루는 나를 위한 시간이 별로 없겠지만, 조금씩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지고 찾아간다면 언젠가는 그것이 점차 또렷해지는 날이 올수 있으리라. 이 글을 읽는 이 순간만큼은 나를 위한 시간을 갖기를 바라며, 우리 각자가 삶의 주인공인 삶이라는 영화에서는 ‘82년생 김지영의 슬픈 결말이 아닌, 해피앤딩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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